여러분은 키스를 어떨때 하시나요? 요즘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가볍게 입맞추는 커플쯤은 보도블록 틈에 자라난 잡초보는것처럼 꽤 자주 볼 수가 있습니다. 이태리장인도 몇년전인가? 잠깐 사귀었던 어떤 여성분과 청계천을 걷다가 키스를 진하게 했죠. 아니 뽀뽀 말고 말이죠, 키스. 그것도 걸어가면서 (쉽지 않습니다) 물론 와인 한잔의 기운을 빌리긴 했지만 우린 너무도 쉽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날 처음으로 만난 사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텔로 향했죠. 아마도 그렇게 키스하는 도중에 이미 서로의 단추를 하나씩 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키스는 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부드러운 기관(=입술)이 서로 부딪히고 문질러지며 애정을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먹을것이 들어가고 호흡을 하는 기본 기관이기에 지극히 개인적이고 어지간하면 노출을 잘 하지 않는 입안을 드러내는 행위죠. 예전에 무협소설을 읽다보면 금강불괴(몸에 기를 둘러 전체를 금강석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내공의 일종)인 인물들이 적지않게 등장합니다. 근데 이들에게도 약점은 있었죠. 조문이라고 보통 말하는데, 이 조문은 항문 또는 입안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이곳을 순식간에 공격해서 죽이는, 그런 스토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중국에서도 이 입안과 애널(항문)에 대해서만큼은 조심스럽게 다룰 수 밖에 없었죠. 그것은 소녀경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이야기가 너무 다른곳으로 새면 곤란하니까, 다시 왔던길로 돌아가겠습니다
일반적인 사랑을 담은 키스와는 달리, 섹스직전에 하게 되는 키스는 몇가지 추가적인 의미를 더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 여성의 성감을 자극해서 몸을 이완시킨다.
지금 손을 잡고 있는 여성분의 피부는 말랑말랑하죠. 어디를 쓰다듬어도 기분좋은 느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뇌는 그렇지 않아요. 긴장하고 있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 여러갈래로 생각하는지라 마치 컴퓨터 과부하상태인것처럼 소음이 나기도 합니다. 거기서 출발하는 여러가지 긴장감이 몸을 굳게 하고 피부를 거칠게 만들죠. 물론 입술을 봐도 바로 알수가 있습니다. 바짝 말라가는 입술을 혀로 축이는 그녀가 섹시해보인다구요? 아니에요, 그녀는 완전 긴장해버린겁니다.
키스는 여성에게 상상력을 부여합니다. 만만히 볼것이 아니에요. 흔한 속설로 ‘키스 잘하는 남성이 섹스도 잘한다’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속설이지만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죠. 우선 혀놀림이 좋기 때문에 여성의 아랫입술(질입구)를 애무할때도 충분히 좋겠죠. 그리고 당연히 여성은 직접적인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연상작용을 통해 상상을 하게 됩니다. 키스만으로도 충분히 젖어버리는 일은 그래서 종종 발생하곤 하는거죠.
물론 프로펠러처럼 혀를 그녀의 입안에서 열심히 돌려라! 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이 그녀의 입술안에 집어넣고 있는 혀는 아래에서 벌떡거릴 준비를 하고 있는 페니스와 같아요. 그녀의 질 안으로 밀어넣는 절대절명의 순간을 미리 맛보는거죠. 부드럽거나 혹은 강렬하거나, 넣고 빼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고 두 입술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유도해내어 ‘아, 이남자에게라면 몸을 맡겨도 되겠구나’ 라는 상상을 통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섹스를 위한 키스의 일반적인 메뉴얼을 적어볼게요.
1. 혀는 처음부터 집어넣지 않습니다. 능욕당한 기분이 들어요. 처음부터 바로 페니스를 삽입하고 허리를 흔들지 않듯이, 혀 또한 그렇습니다. 충분히 그녀의 입술과 입안이 촉촉해지고 다른 무엇인가를 원하는 움직임이 느껴진다면 그때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2. 침(타액)을 많이 묻히진 않습니다. 입가에 남은 타액은 무의식적으로 더럽다는 느낌을 주게 되거든요. 옥타곤 키스남(!!)처럼 무엇인가 키스가 아니라 잡아먹으려는 인상을 남기면 곤란하겠죠.
3. 입술을 깨물거나 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센 자극이고 자국이 잠깐이지만 남을 수 있습니다. (반면 여성이 살짝 깨물거나 하게 되면 남성은 이정도로 자극을 느끼는구나 하며 좋아할 수는 있습니다만)
4. 영화에서처럼 꼭 십자형으로 입술을 포개 키스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크로스로 겹쳐지는 케이스는 키스직후 바로 목으로 넘어가 애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은거지, 키스 그 본연의 의미만으로는 큰 무엇인가가 없어요. 코나 볼이 스쳐도 괜찮습니다.
5. 키스를 할때에는 입술이 살짝 맞닿아 있는 상태에서 속삭이는것이 기본입니다. 이 자극이 엄청나거든요. 서로의 숨결을 직접 접하며 흥분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니 꼭 해보세요.
6. 마치 요철(튀어나오고 들어간부분)을 맞추는 기분으로 키스를 하면 안됩니다. 가볍게 상대의 윗 입술을 입에 머금기도 하고 상대방의 호흡 타이밍을 뺏어가는 것도 필요하죠. 자신의 숨가빠짐을 상대 남성에 대한 극적인 호감으로 착각하게 되는 여성들이 많이 있죠. 나쁠것은 없는 결과입니다.
7. 상대의 혀를 먹는 느낌으로 혀를 밀어넣는게 아니에요. 그녀의 혀를 벗은 몸이라 생각하고 부드럽게 또는 격렬하게 애무한다고 생각을 주입하세요. 당연스럽게 한층 조심스럽고 열정적으로 한 몸이 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입안에서만큼은 말이죠.
두번째는 키스를 통해 앞으로의 애무방향을 가늠하는것.
뒷 챕터에서 다룰 내용이지만, 여성의 성감대는 생각만큼 고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날의 컨디션과 감정, 환경에 따라 가변적으로 옮겨다니는게 여성의 성감대죠. 물론 목덜미나 등, 젖가슴과 같이 어느정도 공통영역이 있기도 하지만, 충분한 성감의 증폭을 위해 성감대의 토탈케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설마 요즘도 키스하면서 바로 여성의 브래지어로 손이 올라가거나 할 리는 없잖아요. 그렇겠…죠?
키스를 하게 되면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여성의 신체구조에도 불구하고 약 70%정도 의식의 끈을 놓아버리는 여성의 뇌구조상, 여러분은 남은 손과 발 등, 컨트롤이 가능한 기관을 통해 여성의 전신에 퍼져있는 성감대를 찾고 공략할 수 있습니다. 한군데씩 발견할때마다 여성의 입술과 혀로 전해져 오는 움찔거림을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새겨둔다면 말이죠.
어딜 만진다는 느낌이 전해지면 기껏 놓았던 의식의 끈을 다시 줍줍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여성의 몸을 가볍게 더듬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성감대를 탐색하는게 포인트! 그녀는 무의식 반, 의도 반 몸을 움찔거리게 됩니다. 제대로 스위치를 잘만 찾는다면의 전제하에서, 이러한 반응이 발견되면 바로 직후에 본격적인 애무가 진행될때 다이렉트로 써 먹을 수 있습니다. 이를 응용하면 여러 패턴으로 성감공략을 할 수도 있겠죠. (약간의 움찔 : 처음부터 사용한다 / 많이 움찔 : 챙겨놨다가 요긴할때 사용한다 / 신음나오는 움찔 : 이건 피스톤하면서!)
종합하자면, 섹스를 앞둔 키스라는 것은 1차적으로 그녀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충분히 몸을 이완시켜 놓고 아랫도리를 젖게, 또는 젖기 직전까지 만드는 것. 2차적으로는 키스를 하며 그녀가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할 성감대를 미리 탐색해 놓는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섹스 후속공략을 위한 냉정함과 그녀의 영혼을 반쯤 빠져나가게 만들 열정사이 균형을 만들어나가는 키스의 미학에 도전해보세요.
지금 글을 적고 있는 와중에 친한 동생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는데, 불현듯 그녀와 가졌던 짜릿한 키스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굳이 젖는다는 표현을 여성에 국한되게 쓸 필요는 없는것 같습니다 🙂
제팡이
장인님~ 화려한 금요일 되십시오. 꺅!
11TO6에 장인님 예전 블로그에 있던 많은 글들 옮겨와주시면 안될까요?
영상/사진/글이 마르고 있어요. ㅋㅋ
부탁드립니다. (^^)(__)’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