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어장관리와 여성의 어장관리는 질과 양에서 차이가 꽤 큽니다. 둘 다 일대 일의 관계가 아닌, 다자간의 관계를 통해 자신이 얻고자 하는 바를 찾게 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아무래도 남성의 어장이 여성의 그것에 비해서는 좀 투박합니다. 섬세하지 못하죠.
그것은 기본적으로 남성의 성향이 실(實)보다는 허(虛)를 좆는 타입이라 더욱 그러한 것도 있습니다. 카톡 최근 대화목록에 빼곡히 채워진 각기 다른 여성들과의 대화들을 인증샷으로 남겨놓는다던지 등의 보여주기식 풍요를 중요시하는 남성의 특징으로 이들의 어장은 다자간의 썸 보다는 섹스썸에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요. 굳이 섹스를 필연적으로 하게 되는 관계가 아니더라도 단편적으로 자신과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여러 여성들을 확보해두는 즐거움이죠.
이는 어떻게 보면 인기에 넘쳐 보이나, 실은 애정을 갈구하고 타인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어린아이같은 행태에서 출발합니다. 일대 일로 형성하게 되는 안정적인 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감정소모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죠. 남성이 스스로 친 어장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특별한 계기가 필요합니다. 전력을 다해 마음을 바쳐야 할 단 한명의 여성이 등장한다던지 말이죠.
지금 이 남성이 어장관리중인지 아닌지 알수 있는 방법 :
아주 간단합니다. 이미 당신은 알고 있어요. 단지 인정하지 않을 뿐입니다.
남성은 여성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단순하지만 반전스럽게 다양한 감정의 흐름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정도의 나르시즘 또한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그렇게 관심있어 하던 여성이 사실 자신에게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여유로워지고 자신만만해져 이전의 조급했고 쉽게 흔들렸던 스스로를 너무도 손쉽게 잊어버리는것이 남자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다른 여성들이 다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그들은 보다 높은 곳에 올라서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시선을 즐기게 되죠.
자신의 잘났음을 인지하게 된 남성을 컨트롤하는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성 특유의 조급함은 그러한 남성을 조정하기는 커녕 스스로를 굽히는 행동양식으로 표현되곤 하죠.
흔히 남성을 ‘밀당을 할 줄 모르는 동물’로 표현하곤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뻔하게 드러난 여성에게 남성은 너무도 잔인하게 완벽한 밀당을 구사합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과 상대 여성의 감정변화를 즐기죠. 이러한 여유는 그가 모든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것입니다.
여성이 자신을 온전하게 드러내게 되는 대부분의 계기는 섹스 후 입니다. 한 몸이 되고 난 후의 여성은 어느정도 남성에게 스스로를 의지하게 되는 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경계심은 한층 무너져 있고, 말투는 나긋해져 있죠. 이러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남성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여성의 태도는 (만약 그녀가 남성의 호감대상이 아니었다면) 순식간에 묵살당하거나, 또는 적당한 여지를 남긴 상태에서 거리놀음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이를 알아차리게 된 후 여성은 결론을 지어야 하죠. 알고 있음에도 집착을 보이며 자존심을 꺾을 것인지, 아니면 빨리 포기하고 멀어져갈 것인지.
남성의 이러한 어장관리는 투박하고 섬세하지는 않으나, 중독적이며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더해진다면 그 정확도 또한 올라가겠죠. 허세에서 시작된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수단에서 출발하긴 했지만, 자신에 대한 감정을 알아차린 이후에는 이만큼 직접적으로 자극적이며 잔인한 수단이 없을만큼 남성의 어장관리는 매섭고 정확합니다.
답이 정해져 있는 길이지만, 여성은 결국 나약한 모습을 보일때가 종종 있어요. 이는 어쩔수없는 금성인의 특성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어떠한 길을 걷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