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명의 섬세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보통때는 그저 그런 남자이지만, 유독 여성과 섹스를 하는 날에는 섬세함이 빛을 발하는 타입이다. 그의 심리를 들여다보자.
이 남자는 여성을 가끔은 생리일 직전에 만난다.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여성의 성감이 이상고조되는 틈을 이용해서 흥분도를 높인다. 물론 그 호르몬때문에 여성이 심리적으로 불안증세를 보일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자신이 다독여줌으로 더큰 효율을 얻을것으로 기대한다. 이번의 섹스는 키스와 허그등, 정신을 안정시키는 스킨쉽으로 여성의 만족도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남자는 여성의 브래지어 클립쪽 재봉라인이 위로 떠 있는것을 발견한다. 생리직전이라 가슴사이즈가 커졌을테고 평소와 같은 위치에 클립을 채웠다면 가슴이 느낀 압박감은 상당했으리라. 이 남자는 오늘 가슴애무를 할때에는 너무 꽉 쥐지 말고 부드럽게 터치하듯 애무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남자는 여성의 팬티를 벗길때 엉덩이에서부터 벗겨야 잘 벗어진다는것을 안다. 하지만 눈앞에서 벗기면 여성이 부끄러워할것이 뻔하기 때문에 키스를 하거나 아이컨택을 하면서 한손으로 벗겨나간다. 물론 여성이 속옷을 얼마나 아끼는지 아는데다가, 겉감이 약해빠졌다는것을 알기때문에 스무쓰하게..
이 남자는 섹스하는 중간에도 여성의 머리를 헝크러뜨리지 않는다. 대실의 경우, 여성이 산발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감대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옆이나 뒤 정도 몇가닥씩을 어루만져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남자는 여성의 귀가 성감대라는것을 알고 있지만, 몸이 전체적으로 흥분해야 비로소 열리는 2차성감대라는 사실 또한 알고 있기에 초반부터 귀를 애무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성이 귀에 침이 덕지덕지 발라져있는것에 얼마나 혐오하는지도 알기에, 가볍게 귓볼을 입술로 물거나, 귓가에 속삭이며 성감을 극대화할 뿐이다. 그것만으로 괜찮다.
이 남자는 여성이 반나절동안 힐을 신고 있었던것을 기억해낸다. 힐은 그녀의 척추에 무리를 주고 균형을 잃게 한다. 그는 오늘 섹스만큼은 여성의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삽입하는 굴곡위는 피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혹자는 여성이 다리를 걸쳐 남성의 어깨에 올리고 있으면 편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건 그냥 니 생각이다.
이 남자는 에어컨을 켜면 시원하게 섹스할 수는 있겠지만, 여성의 질이 쉽게 말라버린다는것 또한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에어컨의 방향을 위로 하고 온도를 조금 높인 후, 바람을 약하게 튼다. 물론 그녀가 샤워를 하고 있는 동안이겠지. 섹스가 끝나고 나면 그녀의 몸이 빨리 식기 때문에 추위를 잔뜩 느끼게 되고, 당연히 그는 그녀를 꼭 끌어안고 이불을 덮은 상태에서 에어컨의 리모컨 스위치를 찾는다.
이 남자는 “좋아?”라는 말보다, 여성의 표정변화가 있을때마다 “괜찮아?” 라고 묻는다. 그녀를 지속적으로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여성의 능동적인 답변을 슬며시 요구하는 치밀함을 보인다.
이 남자는 침대 중간에서 섹스하는 것보다는 둘로 나누어 오른쪽에서 섹스하다가 한타임이 끝나면 여성을 왼쪽으로 눕게 하는 방법을 택한다. 둘의 땀과 애액, 기타 타액들이 잔뜩 묻어나 차가워진 시트위에 그녀의 등을 닿게 해서 순식간에 식어버리게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남자는 여성이 섹스가 마친 후, 옷을 입고 난 뒤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하는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때가 가장 여성이 허무함을 갈무리하는 순간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모텔방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그 순간에도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그녀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오늘의 섹스가 얼마나 따뜻했는가를 기억할수 있도록.
이런 섬세한 남자, 어딘가엔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