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처음 섹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발을 들였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때보다는 섹스에 대한 인식이 변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변의 많은것들이 더 빠르게 변하고 적응하며 서로 보완해가며 발전해가고 있죠. 그만큼 섹스의 영역은 아직까지는 여전히 터부시되고 입밖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분명한 거부감이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반세기동안 여성의 인권이 어느정도 올라왔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을 뿐이며 또는 한때 들불처럼 퍼진 ‘Me too’라는 운동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후에서야 섹슈얼 모랄리티에 대한 언급을 트렌드로 가져가는게 겨우였던걸 지켜본 입장에서, 아직까지는 멀었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 봅니다.
또한 사람들은 섹스에 대해 입밖으로 꺼내는 것을 두려워할까요. 불결해서? 자신이 너무 저렴해보여서? 또는 성역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도 밀폐된 공간에서는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놓고 섹스라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왜 그러한 이중성을 감내하면서까지 다른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주제를 삼으려 하지 않는것일까요.
어쩌면 자신의 섹스와 타인의 섹스를 서로 이야기하며 알아가고 해당 영역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한참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음지에서 양지로!] 슬로건은 십년전부터 외치던 공허한 메아리였는지도 몰라요.
많은것을 한꺼번에 바꾸려는 생각으로 한 우물을 팔 수는 없습니다. 섹스가 정당화된 워딩으로 등장하고, 성적 역할을 평등하게 가져가며, 약자가 인정받고 존중받는 세상이 오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섹스의 영역을 돌아보는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