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가지의 성(性)이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죠. 둘의 차이는 음과 양으로 대변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상반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함께 하는것이 당연한 삶의 동반자이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이성의 심리를 알아간다는 것은 이러한 삶의 평화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만, 쉽지는 않습니다. 남성은 그녀의 복잡다양한 정글을 헤쳐갈 엄두가 나지 않고, 여성은 어디를 돌아봐도 똑같은 그의 사하라 사막같은 속내가 섬뜩하기까지 하죠.
이 글을 적게 된건, 오늘 지인에게 요청받은 상담이 직접적이긴 했지만, 최근 섹스할 일이 많은 여러 동생들의 수다속에 빠지지 않는 주제이기도 해서 나름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것도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남녀의 관계정립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랜덤채팅으로도 이성을 만나고 사귀어 결혼한다던지, 자전거동호회에서 만나 첫 오프라인모임에서 모텔방을 잡아 섹스로 이어지는 패턴등. 보다 폐쇄적인 환경에서 인간관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해결책을 제시하게 되었고, 이제는 딱히 듣고 있어도 경악할만한 에피소드가 어지간하면 없는것이 현실입니다.
성관계, 섹스도 보다 가벼워졌습니다. 우리 이전 세대처럼 종족보전, 평생 1인과의 관계, 음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무거운 주제가 아니죠. 하나의 관계형성 수단, 즐거운 놀이, 쾌감을 주는 요소등 섹스에 관해 받아들이는 느낌 또한 달라졌습니다. 물론 예전만큼의 책임이 줄어들며 상대에게 전가시키는 부작용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요는, 이렇게 해서 만나게 된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남성의 눈빛을 보고 있자면 언제든 나를 데려가 모텔방으로 직행할 것이 뻔하게 보이는데, 이남자는 정말 섹스만을 원하는지 아님 그 이후 나와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원하는건지 알 방법이 없다는거죠.
남성은 여성과 다른 단순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그냥 단세포적인 단순함은 아니죠. 이들은 목표가 있을때와 목표가 없을때의 행동양식이 무척 차이가 납니다. 목표가 있다면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신중하게 움직이며 말하죠. (물론 이들의 신중함을 전지적 시점에서 보고있자면 너무도 뻔하게 티가 나긴 합니다만) 목표가 없다면, 어떻게든 흘러가다 보면 만들어지는 결과가 사실은 목표였어! 라고 말하며 뻔뻔하게 웃습니다. 근데 사실 이럴때는 진짜 목표가 되어버린다는게 무서운 사실이긴 하지만요.
남성이 여성을 바라볼때 이미 첫 만남에서 대부분의 관계는 규정됩니다.
1. 연애하고 싶은 상대
2. 섹스하고 싶은 상대
3. 그냥 아는 여자
신기하게도 여성의 그것과는 다른 남성의 사고는, 오래 함께 하다보니 어느덧 그녀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의 단계인 케이스가 희박할 정도로 없습니다. 잔인하지만 사실인걸요.
예쁘고 잘난 여자들과 만남을 가져오다 어느덧 현타를 느끼게 된 A는 자기가 힘들고 고민이 많을때 항상 옆에서 들어주고 챙겨준 B가 어느날 갑자기 이성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럴리는 없습니다. 심지어는 사귀게 되는 시작단계에서도 A는 B를 뜨겁게 사랑할수는 없어요. 단지 앞의 지나간 여성들을 통해 지쳐버린 A는 여자를 보는 시각을 다르게 잡고 기준을 바꾸어 B에 대입시킨 겁니다. 이건 마치 얼마전에 아는 동생이 저에게 한 질문과 비슷한거에요.
“오빠는 왜 결혼안해?”
“결혼은, 인생의 제일 바닥까지 내려와 더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는걸 깨달았을때 하는거야”
남성이 연애대상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여성쪽으로 방향선회를 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그의 방향성은 언제나 동일합니다. 단지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현실과 타협한 것 뿐이에요.
처음에 남성이 여성을 연애상대로 캐치를 했다면, 그는 작업을 자신의 연애능력에 맞게 시행합니다. 물론 이러한 계획은 성공할수도 있고 실패할수도 있죠.
요는, 이러한 계획에 섹스는 들어있지 않다는겁니다. 하룻밤의 섹스와 사정을 통한 오르가즘보다 훨씬 더 자극적인 [그녀를 소유할수 있다]는 쾌감이 이미 머릿속에 가득차있어요. 그녀를 여자친구, 애인으로 차지하기 위해 그는 오히려 성욕을 감춥니다. 그래서 남성의 연애썸에는 이미 섹스를 위한 스페이스따위는 존재하지 않아요.
이를 바꾸어 말하면, 남성이 당신에게 성적으로 접근을 하고 있는게 뻔하게 보인다면, 그것은 적어도 처음부터 당신이 여자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으로 접근하고 있는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는 그냥 당신과 자고싶은거에요.
그럼 여기서 질문이 나오겠죠.
그럼 이남자와 섹스하고 난 뒤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될까요?
그건 이 남성이 얼마나 여성에게 익숙한지 아닌지에 따라 다릅니다. 실제로 남성은 아무 생각이 없거든요. 섹스하는 동안에 오히려 마음이 생겨버린다! 는 놀라운 프로세싱도 가지고 있는게 남자인지라, 그냥 섹스하다가 아래 깔려있는 여성이 너무 사랑스럽고 좋으면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라는 느끼한 대사를 생각없이 치는 것도 남성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남성이 당신과의 섹스에서 그닥 감흥을 느끼지 못했거나, ‘처음부터 얘랑은 섹스만 할건데!’ 라는 전제를 박아두고 만난거라면, 당신과의 하룻밤은 단지 유흥거리일 뿐입니다. 결론은 그런식으로 나게 되어 있어요.
그가 이러한 단계에서 얼마나 여성과의 잠자리라는 환경에 익숙한가 아닌가에 따라 원나잇 이후 관계설정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지 여부가 달라집니다.
하나 확실한것은, 남성이 여성에게 60%이상의 호감이 있지 않은 이상, 섹스 이후 여성이 보이는 태도가 자신과의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관계를 위한것이라는 느낌이 든다면 남성은 언제든 그녀를 벗어날 준비가 되어있다는거죠. 쓰레기같지만 이것또한 현실입니다.
요약을 해볼게요.
1. 당신을 처음부터 좋아하는 남자는 당신과의 섹스에 열을 올리지 않는다.
2. 당신에게 어느정도 이성적으로 관심있는 남자는 일단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
3. 당신에게 약간 이성적으로 관심있는 남자는 섹스해보고 결정하려한다.
4. 당신에게 이성적으로 관심없는 남자는 접근하지 않는다.
5. 당신에게 성적으로 관심있는 남자는 섹스 이상의 관계는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평소에 스킨쉽이 잦다거나, 통화나 톡으로 야한 주제를 자주 잡는다거나 하는 남자는 아주 필사적으로 당신과 섹스를 한번 해보려 하는겁니다. 그것이 섹스 후 연인관계로 발전할 것인지는 그가 얼마나 여성과의 관계에 익숙하냐에 달린거일테구요.
만약 당신이 바라보는 그 남자를 연인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3번인지 5번인지 헷갈릴정도라면 절대 단기간 내에 섹스하지 마세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5번의 유형은 떨어져 나갑니다.
하지만 당신도 그와 한번 자보고 결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바로 약속을 잡으세요. 아니면 술의 도움을 좀 받던지. 그때는 3번이던 5번이던 그렇게 손해볼 일은 없으니까요.
부록에서 유형별 남성의 행동패턴을 확인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