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장인은 ‘은근히 발정났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순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원초적으로 내재되어 있던 섹슈얼한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발산할 수 있다는 것은 나름 축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여자와 손을 잡고 모텔로 들어갔는데, 옷을 벗고 품에 안은 그 순간까지 그녀의 심장박동이 변화가 없다면 그걸 고스란히 느껴야 하는 감정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섹스할때 여성이 남자를 밀쳐 눕히고 위에서 스트립쇼를 하는것까지 바라지는 않더라도, 숨이 가빠지고 허벅지를 감겨오며 흥분에 찬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만으로도 그를 폭군으로 군림하게 하기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때에도 우리는 발정났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왠지 천박해보이지만 이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게 더 웃긴 느낌,
섹스는 다소곳이 감상하는 기분이 아니라 미친듯이 파도에 휩쓸리는 느낌을 가져가는 거니까.
이것이 발정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섹스는 그 순간부터 발정이 나면 늦습니다. 예를들면 섹스커뮤니티에서 만나서 서로 톡을 주고받다가 음란한 단어들이 오고간 후, 만나 그 이상의 성기놀음을 하는게 대다수이지 않을까요. 그럼 이미 그 전날부터 서로는 서로에게 발정나 있는거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로틱한 상황을 요구하는 어떤 순간에서도 그 선행과정으로 발정나있지 않다면 도로아미타불입니다.
타이밍을 놓친 것만큼 아쉬운 후속 섹스라이프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지 우리는 발정이 항상 나있는 그 순간에서도 그 실체를 드러내야 할때와 아닐때를 구분하여야하는게 아쉬울 뿐이죠.
히말라야 눈녹은 물(에비앙) 처럼 맑고 서늘한 그녀 앞에서 발정났음을 어필했을때 그날밤의 이불킥 예약이야 들어간거고, 그래서 상대도 함께 발정이 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섹스커뮤니티에서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여성들이 발정이 나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메신저의 친구가 되는 순간 이미 반대쪽에서는 옷을 벗고 있는 중이라는 착각을 하고 덤비게 되는것, 컴퓨터 책상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라면먹던 여성은 남자의 발정드립에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판단을 조금만 하면 됩니다.
자연스럽게 일상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잔혹하게나마 그녀의 생리주기만 파악하면 그만입니다. 호르몬이 변하는 ‘그시기’에 기름칠만 잘해두면 음란함의 꽃이 한달에 한번씩 크게 피어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나요?
숨겨뒀던 나의~, 가 아니고… 숨겨뒀던 발정을 그때쯤 드러내면 다정하고도 양껏 즐거운 섹스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적어도 그러지 않았을때보다 높을거라는것 정도는 알아두길 바랍니다.
발정은 항상 나 있어야해
수트를 입어도 섹시한 분위기는 감출수 없을 만큼
하지만 그걸 드러내는 건 타이밍이지
그걸 조절 잘하는 남자가 에로틱한 남자이고, 섹스를 예의바르게 즐길 수 있는 남자일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