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에너지의 전달과정

옛말로 오입(誤入)질이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는 아내가 아닌 여성과 섹스를 하는 행위, 그러니까 외도를 일컫는 말인데요, 오입질을 자주 하는 남성의 피부는 거칠고 검으며 탄력을 잃어 늘어져있어 눈꼬리도 처진다. 라는 말이 내려오죠. 얼핏 보면 뭔가 저주같기도 한 말이지만 어느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섹스를 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를 챙기자면, 상위 랭크로 올라갈수록 정적인 부분이 동적인 부분보다 큽니다. 즉, 움직임의 차원보다 정신적인 차원이 우선시되죠. 신나게 페니스를 박아넣고 뿌리까지 푹푹 찌르며 날뛰는 액션보다 부드럽게 움직이며 보듬는 섹스가 여성에게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는 것은 이제 더이상 숨겨진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섹스를 슬로우섹스로 간판을 다시 내걸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섹스는 사실 하면 할수록 몸이 상쾌해지고 피부에 윤기가 생기며 뽀얗게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래야 정상입니다. 하면 할수록 힘들도 피곤하여 움직임 하나하나가 지쳐가는 것은 분명 제대로 된 섹스를 하지 못한다는 증거죠. 이러한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가?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섹스에너지(性에너지)의 이동유무를 떠올릴수밖에 없습니다.




섹스에너지는 성을 이야기해온 많은 저서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요소중 하나입니다. 소녀경에서는 정(精)으로, 카마수트라에서는 탄트라(Tantra)등으로 묘사하죠. 사실 정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라져 있습니다. 정액의 정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나가면 남자는 죽는다. 그러니 [싸지마라!!] 라고 정을 막아놓기도 하지만 또 다른 입장에서는 정을 페니스에서 입으로 순환시키는 섹스에너지의 이동수단으로 보기도 하죠. 여튼 현대로 넘어온 지금, 더이상 사정을 하면 죽는다! 라는 극단적 사고는 사라지고 있는 관계로 우리는 순수한 섹스의 결론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일단 정리해보겠습니다. (물론 그녀의 질 안에 싸면 죽는다! 는건 어느정도 인정..)

언젠가 저는 삽입을 하지 않고, 아랫부분에 어떠한 성적 자극을 하지 않은 채 키스만으로 여성을 오르가즘에 이르게 한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섹스를 이만큼 잘합니다, 하!하!하! 라는 허세개념이 아니라, 그것은 저도 생전 처음 접해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곰곰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죠.

우리가 키스하는 그 순간에 한몸으로 얽혀 있었던것은 분명합니다. 그녀의 온 몸은 이완되어 있었고, 서로의 부드러운 혀와 입술, 입안과 타액의 엉킴을 정말 민감하게 느껴가며 키스에 몰두해 있었죠. 입안이 뜨거워졌고 그때부터 그녀가 이상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던 기억이 나면서 한참동안 그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열기라고 하기에는 부드러움과 뜨거움을 함께 가지고 있었고, 기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액체도 아닌 중간즘의 무언가. 그것이 서로의 입안에서 교환되는 동안 몸의 여기저기서 소름이 돋고 머리가 멍해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그것이 그녀의 오르가즘으로 이어지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맞아요. 아마 그때 우리는 섹스에너지의 원활한 전달을 통해 성적 쾌감을 나누어 받은것 같았습니다. 이 섹스에너지는 몸의 긴장이 풀어질수록, 몸이 따뜻할수록, 조용하고 쾌적할수록 서로의 몸을 통해 돌고 돌아 자극을 물밀듯 불러 일으키고 구석구석 퍼져나가게 하는 오르가즘의 원천이었던거죠.

긴장은 몸을 굳게 만들고 혈관과 신경을 쪼그라들게 만들어 기의 흐름을 끊습니다. 평소에 받던 민감한 자극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죠. 이런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마사지를 한다던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다던지, 혹은 키스나 전희로 전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겁니다. 근거를 찾지 못한 채 본능적으로 그렇게 해왔지만 사실은 그게 정답이었던거죠.

제가 섹스할때 욕실마사지베드나 큰 월풀욕조등을 찾는것도 그러한 이유때문이죠. 섹스를 할때 장시간 애무와 키스에 빠져드는것도 같은 이유때문이며, 이불을 덮고 벗은 그녀의 살내음에 파묻혀 꽁냥거리는 섹스를 하는것에 중독되어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서로의 몸에 익숙해지고 긴장을 풀며 섹스에너지를 서로간 다양하게 교환해가며 즐길 수 있는 최선의 수단들이니까요.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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