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섹스파트너라는건
둘 사이의 계약 또는 공감이 필수조건입니다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제자가 있습니다. 이제 20대 후반인데 사실 그리 이성에 대한 경험치는 많지 않아요. 며칠전 술한잔을 하자고 해서 모처럼 이자까야에서 만나 새벽까지 주거니받거니했는데 고민이 있다며 이야기를 하더군요 (여담이지만 대선 샤인머스캣 극호입니다… 다음날 머리도 안아프고)
새로 알게된 남자가 있는데 좀 자기 스타일이었나봐요. 어느날 같이 술을 마시는데, 술기운에 스킨쉽도 하고 하다 키스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결국 모텔로 가게 되어 섹스를 하게 되었다고 (추궁끝에 “네! 맞아요! 사실 처음부터 잘 생각이 있었어요!!” 라는 자백을 받아내었습니다) 꽤 좋았는지 이후 몇번을 더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분명 만나 섹스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톡대화 티키타카도 잘 이어지고 했던 그의 리액션이 조금씩 뜸해지더니 결국 며칠 후 ‘우리 선을 지킬 필요가 있을것 같아’ 라며 ㅃㅇ를 선언한거죠. 환경상 자주 보는 건 어쩔 수 없던지라 그냥 톡도 여전한데 온도가 현저히 내려간?
“그니까, 나도 그냥 즐기려고 한건데 그런거긴 한데 뭐랄까… 이 남자는 그냥 정말 나랑 섹스하는것에만 관심이 있었던걸까요? 그냥 그게 목표였던거야?”
(이 사연은 당사자의 허락을 받고 적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에 관련된 비슷한 사연들이 있었는데, 제가 했던 답변을 좀 고쳐서 적어볼게요. 사실 또 이런 사례들이 적지 않은지라..
감정의 뒷감당을 할 자신이 있나요?
섹스파트너쉽을 가질때 주의해야 하지만 상당수의 많은 분들이 실패하는 것이 ‘감정조절’입니다. 상담하면서도 이야길 자신있게 해요. 자신은 감정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고, 단순히 섹스파트너일 뿐인데 라고 말이죠.
하지만 섹스 또한 몸과 마음의 교감이 섞여있기 때문에 자신의 첫 의지대로 100%진행되거나 컨트롤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이런 경험이 거의 없다면 더더욱.
‘이런 일이 익숙한 남성’과 ‘이런 일이 없었던 여성’ 의 조합이라면 그 간극이 더 큽니다. 남성은 자신의 평소 생활패턴대로 여성을 대하지만 그녀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그것은 분명 처음의 생각과는 다릅니다.
그냥 즐기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몸, 마음속으로 침투해버린 그에 대해 계속 다른 기대를 가지게 되고 뭔가 나에게는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라고 헛된 상상을 합니다. 결국 그것이 자신만의 착각이었다는것을 알게 되고 완전히 정리하는것까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죠.
이태리장인도 처음에는 힘들었다?!
부제 : 사실 누구나 처음은 있지
이성을 대하는 플로우차트에서 경험치라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결국 연애나 썸, 섹스에서 사람들은 다양하지만 나름의 일관된 법칙들을 따르는 스스로를 그대로 노출하게 되거든요. 경험을 통해 그러한 패턴을 경험하고 난 후에는 거기에 휘말리게 되거나 하는 우를 범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게 된다면, 상대가 갑이되고 내가 을이 되는 사태는 어느정도 예견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남은 과제는 이러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는것인가 또는 이를 받아들이며 조금씩 상황을 극복해보려 노력하는것인가 하는것인데, 이태리장인이 바라본 여러 예시들을 살펴보자면, 사실 후자의 경우는 자존감 하락의 요소가 상당히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전신에 축적하게 되는거죠.
차라리 추천하는 방법으로는 ‘감정과 에너지를 고루 분배할 수 있는 다른 파트너를 만드는것’ 인데, 사실 초보자의 경우는 환경의 영향도 그렇고 (이 사태도 사실 근원을 짚어보면 단순하게 얻어걸린(?) 케이스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처음에는 쿨내를 풍기며 ‘그가 다른 여자와 섹스해도 상관없어요! 난 그냥 즐기려고 했을 뿐인데?!’ 라고 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을겁니다. 그만큼 이론과 경험은 다르죠. 아쉽게도 섹스파트너쉽을 자의든 타의든 어떤 방식으로 입문하게 된 초보자들은 결국 섹스를 통해 상대에게 애정을 얻으려하고 지속적으로 그것을 확인하려합니다. (당연한거에요, 그건 어쩔 수 없죠)
스트레스를 덜받는 섹스파트너 유지하기
이태리장인의S
최선의 선택은, 감당할 수 없다면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 몸인지 마음인지 무엇이든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지금의 모멸감은 어떻게든 감당해보려 합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의 주의사항을 잘 읽고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그 사람이 ‘나 말고도 얼마든지 섹스할 상대가 있을법한’ 상태라면 더더욱.
1. 그 사람의 섹스요청에 바로 반응하지 마세요. 결국 그사람은 연락처에 있는 목록중에 지금 자기와 섹스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관계없으니까요. 결국 그의 연락만 기다리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2. 다른 섹스파트너가 있으면 여유가 생깁니다. 굳이 이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뭘 원하는지 별로 신경이 쓰이질 않아요. 여유있는 당신의 모습은 오히려 그를 당황하게 만들죠. 지금은 그 사람이 너무 매력적이고 나에게 보이는 거만함조차 멋져보이지만, 조금 더 멀리서 관조하게 되는순간 정말 별것 아닌 평범한 사람이었다는것을 깨닫게 될거에요
3. 내가 너에게 성적 호감 말고도 다양한 호감이 있다는것을 드러내어 그에게 과도한 자신감을 주지 마세요. 남자는 [언제든 섹스할 수 있는] 애정없는 상대에 대해 절대 존중을 주지 않습니다. 이미 매력을 다했거든요
4. 상대를 향한 지금 기대의 반을 버리세요. 내 일상에 온전히 투자할 수 있는 에너지를 유치해놓으세요. 사실 나를 1순위에 놓는 이기적인 태도로 삶을 채우라고 하고 싶지만, 태생적으로 그런걸 못하는 흑우같은 분들도 있어서…
여튼 그렇습니다. 지금 당신의 섹스파트너를 좋아하고 있거나, 또는 호감이 생겨간다던지,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것같아! 라는 (나만의 근거로 덧씌워진) 생각에 휩싸여있다면 이렇게 스스로를 위해 자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