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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경험 메뉴얼 (정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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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섹스컨설팅을 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첫경험을 하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꽤 있었습니다. 물론 20대분들도 있었지만, 다수는 10대분들이었죠.
얼마전에는 사무실 근처 초등학교 화장실에서 학생들끼리 섹스하다가 걸린 일도 있었습니다. 갈수록 연령대가 내려가는거죠. 아무래도 스마트폰과 LTE급 인터넷의 보급과 맞물려 접하게 되는 컨텐츠가 늘어나고 여과없이 공개되다 보니 그만큼 puberte precoce(성조숙증)의 단계가 더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딱히 잘못된것이 아니라 생각해요. 왜곡된 성해석이나 남녀의 성적평등, 역할론적인 관점에서 어긋나지만 않고, 피임만 잘 한다면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노콘노섹’이라 자연스럽게 말하고 다니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성교육의 방향도 바뀌어가야겠죠. 여튼 그렇습니다. 물론 대책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책이 난무하는 현실이긴 합니다만;;
첫경험에 대해서 이 칼럼은 세개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본편은 정서적인 부분에 촛점을 맞추었으며, 후편은 보다 디테일한 신체적 특성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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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준비
열한시부터 여섯시까지
줄곧 삽입자위를 해오던 여성의 경우도, 실제 남성의 페니스를 처음으로 진입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굳습니다. 손가락 하나도 들어가기 힘들정도로 경직되어 있어요.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당연한 반응입니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겠네요.
1. 임신에 대한 두려움
2. 자신의 질 속으로 정체불명의 무엇인가가 들어온다는 원초적인 거부감
오히려 1번보다는 2번에서 더더욱 몸의 경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섹스는 몸의 이완과 경직이 반복되는 흐름을 타고 이루어집니다만, 처음 섹스를 하는 경우에는 오직 경직(수축)으로만 진행되어 성적쾌감을 느끼기는 커녕 아프기만 하다던지, 불안감, 공포심등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패턴으로 섹스가 종종 실패로 끝나게 되면 또 다른 트라우마가 되어 발목을 잡는 경우도 많죠. 게다가 첫경험을 하게 될때 상대편(주로 남성)이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어릴때 가지는 첫 섹스에서 섹스지식은 정말 제한적으로 받게 되죠. 이를테면 일본 야동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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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성의 불안감을 없애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은 여성이 삽입자위를 전혀 하지 못한 상태라면 더더욱 오래 걸립니다. 섹스가 둘 관계의 어떤 긍정적인 부분을 만들어가며, 꽤 즐겁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죠.
이를 위해서는 키스연습을 우선적으로 하는것이 좋습니다. 전반적인 애무를 하지 못한다는 전제에서 키스만큼 여성을 흥분시키는 애무도 없으니까요.
꽤 괜찮은 키스와 애무를 거치면서, 여성은 이 사람과의 섹스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지 생각뿐이지만 문이 열리는데는 그리 큰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요.
그리고 섹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습득해놓는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성의 몸과 전반적인 성감구조에 대해서 알아놓고, 그런 부분을 함께 이야기해 나갈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이 남성을 신뢰하게 되는 매개가 될 수 있어요. 마음이 열리면 몸이 열리기 좋죠.
1. 이사람과 섹스하면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2. 이사람과 섹스하면 아프지 않을것 같다.
3. 이사람과 섹스하면 기분좋을것 같다.
옷을 벗은 후 바로 삽입을 시도하는것보다는 함께 벗은 몸으로 꽤 오래 함께 있으며 서로의 몸에 익숙해져 가는편이 낫습니다. 가능하다면 함께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것도 좋죠. 상대가 너무 부끄러워한다면 커튼을 치고 한결 어두워진 조도에서 애무를 시작하는것도 좋습니다. 모로 기본 요건은 상대와 스스로 편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섹스는 단지 유희(즐기는 일)일 뿐이고, 섹스 전과 섹스 후로 둘의 관계 등등에 있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도 좋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이나 상상으로 긴장감이 조성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질 않죠.
심리적으로 충분히 풀어진 상황이라면 이후부터는 섹스의 시작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음편에는 좀더 디테일한 신체적인 부분에 대해 적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