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장인은 줄곧 지인들에게 말해왔습니다. 커뮤니티에서든, 단톡방이든간에 말이죠
섹스파트너에게 정이 생기면, 그건 더이상 파트너쉽이 유지될수 없다는 이야기야. 섹스말고도 많은 부분을 공유하게 되고, 그게 어느순간 내 삶에 깊숙히 들어와버렸다는걸 알아차릴때쯤엔 늦은거거든
- 정말 섹스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감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만나고 헤어지기 전까지, 우리는 연인이다. 서로의 몸을 탐하고 땀이 맺혀 번들거리는 와중에 사랑한다고 몇번을 귓가에 속삭이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쾌감의 절정을 달리는것이 중요하다
- 감정의 여운이 남아있어서는 안된다.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침대에 누웠을때, 그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선 안된다. 그러면 그때부터 힘들어진다. 집착이 되고 다른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을 그(혹은 그녀)를 생각만 해도 힘들어진다
- 둘의 관계에서 코드가 맞지 않으면 결국 둘은 어떻게든 틀어지게 된다. 한사람은 ‘섹스로만 만족’ 하고, 다른 사람은 ‘그 이상의 삶을 공유함으로 만족’ 한다고 하게 되면 이는 분명 오래가지 못한다. 둘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기 위해서 결국 더 마음이 큰 쪽은 스스로의 경계를 낮춰서 마음이 작은쪽을 상대해야 하는데 이것또한 고통이다. 그리고 상대편의 입장에서도 이 격차는 금방 느껴진다. 좋지 않은 결말은 곧 다가온다
* 많은 여성을 만나왔고, 섹스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체화한 이론이지만 사실은 또 그렇게 만들고 지켜나가기가 어려운 부분일수도 있습니다.
불륜이 가미된 섹스파트너쉽의 한계
유부녀가 싱글남을 꺼려하는 이유가 이것때문입니다. 가정이 있는 유부녀는 쉽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아요. 그러기엔 버려야 할 (희생해야 할) 감당할수 없는 현실이 바로 느껴질테고, 그러한 이유로 마음이 없더라도 자신의 홈그라운드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반면 싱글남이 집착을 하게 되면 이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수 있습니다. 남자+싱글의 무서울 게 없는 현실감각이 이지를 상실하게 만들어요. 그녀는 그것이 두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실제로도 종종 있는일이고)
그래서 오히려 이러한 데이트나 만남을 표방한 불륜커뮤니티 – 카페나 밴드등의 소모임을 포함해서 – 에서는 대다수의 ‘매여있는 여성’ 이 ‘매여있는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만남은 감정이 섞이든 그렇지않든 결론을 짓기에는 매우 깔끔하거든요. 둘다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것을 쉽게 버리려하지 않을것이니까요.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이태리장인의 파트너들
생각해보면 이태리장인과 섹스를 하는 파트너들은 꽤 오래 함께 해왔습니다. 그중 가장 긴 세명을 꼽자면, M이 이제 햇수로 6년, L이 2년, B는 7개월남짓 (물론 지금까지 관계가 끊어진 파트너들도 꽤 많았지만)
M은 외국인이고 한국은 1년에 7~8개월정도 머뭅니다. 미국에도 섹스파트너가 있고 한국에는 내가 있고, 서구적 문화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매번 느낄수 있어요. 적어도 우리는 만나서 섹스를 하는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으니. 평소 대화도 별로 없고 만나기 전에 성감을 자극하는 약간의 대화정도? (웃기게도 영어로) 그러니 이렇게 관계가 오래 가는건가 싶기도 해요
L은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가 성에 대한 호기심이 짙어질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섹스를 해온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우리는 파트너라기 보다는 (본인도 그렇게 불리는걸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그냥 섹스를 나누는 사이? 그녀가 대학생이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가며 사는게 바쁘기 때문에 더더욱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진 않죠. 단지 정기적으로 섹스를 나누고, 할때는 열정적으로 쏟아붓는다고 해야하나, 그녀가 다른 남자들과도 섹스를 하고 다니는것 또한 서로에게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내가 그런것처럼
B는 외국에서 살다가 와서 친구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이태리장인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고, 친밀하고, 섹스에 열정적이죠. 가끔은 뭔가 야릇한 분위기가 몇번 오고갈때도 있었지만, 나이차를 무시할수 없고 어느정도 서로가 장벽을 쳐두는 부분이 있다는것을 알고 있으니 원만하게 잘 유지되는것 같아요
이들의 예를 들어 생각해본다면, 확실히 사적인 대화가 많아지고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감정의 변화는 커지는것인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몸을 섞는 그 몸정말고도 말이죠. 이를 조절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상대 마음의 변화를 알면서 섹스를 유지하기 위해 그 마인드에 맞춰주는 척을 한다던지 하는것은 말그대로 사기일테고, 그렇다고 내치기엔 너무 냉정한것 같고 몸은 아쉽고… 이것이 섹스파트너로서의 딜레마가 아닐까 해요
상대가 바보도 아니고, 점차 늦어져가는 카톡답장의 시간, 이런저런 스케쥴핑계를 대면서 만남의 횟수가 줄어간다면 흔히 말하는 ‘예상각’이 나오는 것이죠. 보통 섹스파트너의 관계는 이렇게 한쪽이 흐지부지 되면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나, 여자친구가 생겼어. 이제 그만 만나자” 라는 시퀀스던가. 그나마 이런 정도는 예의있다고 보면 되고, 갑자기 차단되는것도 흔한 일이죠, 슬프게도
그래서 보통 이태리장인은 주변 또는 소모임등에서 오랫동안 연애를 못해본 사람이 섹스파트너를 만드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것은 또다른 이름의 애인(愛人)일 뿐, 자신이 그렇게 파트너라 가볍게 정의한들 지지받지는 못할 상황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겠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필요로 했던것이 섹스를 통한 성욕충족이 아니라 외로움을 메우고자 했던 행동이었음을 깨닫게 되면 그때부터는 더 힘들어집니다
그러니, 만약 넘치는 성욕을 주체못한 이유가 오랫동안 못해서라면 참을 인자 세번 적고 주변 사람부터 찾아 나가며 여자친구(혹은 남자친구)를 만드는것이 우선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쪽은 뇌가 만들어놓은 신기루속에서 착각하고 있을 뿐이죠. 정작 중요한것은 외로움이라는걸 모르는겁니다
정말 섹스파트너를 원한다면
그리고 만약 당신이 진지하게 섹스파트너를 만들 생각이 있다면, 두명이상 관계를 만들어 놓는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한사람의 섹스파트너는 독한 마음이 아니라면 어떤 부분이든 공유하게 되는 요소가 생깁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 혹은 스스로가 그 경계의 늪 어딘가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 역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죠
정기적으로 만날 약속을 잡는것도 좋습니다. 곗날처럼, 아니면 카드값 빠져나가는 날처럼, 무엇인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습관이 되고 정서적 접근을 무마시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날과 며칠전후를 제외하고 가급적 흔한 연락은 하지않는것도 좋을거라 생각해요
그 혹은 그녀가 당신과 정말 완벽한 섹스코드(몸뿐만이 아니라 마인드또한)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다음에야 서로의 차이를 메울수 밖에 없고, 그러한 노력의 시간은 종종 예상못한 로맨스를 불러 일으킵니다. 기분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다행일테지만, 대부분은 아니고 역시 아니게 되더라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며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섹스하면서 좋아하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만약 곧 그말이 입밖으로 나올법하다면 멀리 도망가서 생각을 다시 해보고 연락해보길 바래요
물론 내 인생을 던져서 꺼내오고 싶을만큼의 매력적인 포텐터지는 그 사람이 있다면? 뭘 주저하나요. 바로 말하세요. 그곳이 어디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신경쓰지 말고 말하는거죠. “나, 너 좋아한다” 고. 그런 기회가 생기는게 어딘가요?